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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보수의 정신 (The Conservative Mind)

보수의 정신 : 버크에서 엘리엇까지 (The Conservative Mind)

러셀 커크 지음 | 이재학 옮김 | 지식노마드 | 2018년 4월

예전에 이 책을 읽고 페이스북에 인용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 그 인용을 다시 읽어보고 가끔씩 내용을 더듬어 보려고 복사해서 여기에 올림.
다시 이 책을 읽고 정리할 기회가 있으면 여기에 업데이트할 예정~

 


 

2018/6/21 페북

요즈음 며칠에 한 번씩이라도 심심할 때 조금씩 읽는 책이 있다.
내공이 없어서 의견은커녕 이해도 힘들고 정리와 요약도 잘 못한다 ^^;;
그래서 아래에 커크의 <보수의 정신> 중 “6장 민주주의의 함정” 부분의 몇 구절들을 그냥 드문드문 인용만 해본다.


버크는 자유가 창조되어야 할 무엇이 아니라 보존해야 할 유산이며, 정부는 신중한 지배, 최소한의 지배를 통해 그 유보된 권력을 거의 발동하지 않아야 한다고 자유주의자들에게 가르쳤다. p331

자유주의자들은 민주주의가 자유와 조화를 이룰지 궁금하게 생각했다.
다음 세대 자유주의자들은 자유보다 평등을 선호하기 시작했고, 맥컬리, 루퍼, 토그빌은 사회적 공론의 그 같은 전개를 두려워했다. p332


“순수하게 민주적인 제도들은 조만간 자유나 문명, 혹은 그 둘을 모두 파괴해 버린다고 오랫동안 확신해왔다. 인구 밀도가 높은 유럽에서 민주적인 제도들의 효과는 거의 즉각적이다. ...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를 약탈하거나, 문명이 소멸한다. 아니면 강력한 군사정부가 질서와 번영을 구해내고 대신 자유는 사라진다.”
- 맥컬리가 랜들에게 보낸 편지 (1857.5.23) p333


“민주주의에는 대중의 여론을 법보다 더 강력하게 만드는 성향이 있어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이것이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정부에서 폭정이 스스로를 드러내는 고유한 형태다. 권력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이를 남용하려는 성향이 발견되기 마련이다. 누군가 대중의 이해와 희망을 반대하면 거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 그가 아무리 원칙상 옳고, 정당한 상황에 있다 할지라도 소용없다. 왜냐하면 민주주의에서 다중의 희망에 저항한다는 건 변덕을 부리는 국왕에 저항하는 셈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모든 선량한 시민은 공공의 의무에서 사적인 감정의 영향을 배제해야 한다. 아울러 자유를 위해 투쟁한다면서 최대 다수의 이해를 주장해 독재정치를 돕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압제가 한 사회에 드리울 수 있는 가장 위험하고 간사스러운 형태는 대중적 지지를 받는 경우다.”
- 쿠퍼 <The American Democrat> p346

“아무리 순수한 사회 체제나 종교라도 처음부터 확실한 지배적 위치에 있게 되면 모두 다 방종으로 흘러버린다. 진실과 정의, 일관성에는 치명적이다. 이는 어쩔 수 없이 나약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 자신의 의지를 독자적으로 행사한 결과다. 우리는 마음의 도덕적 토대가 방종으로 흐를 때까지 단계적으로 우리의 충동과 이해를 당연한 권리로 여겨버린다. 한때 혐오할 만한 일로 간주되었고, 순진한 사람에게 권장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이 이젠 익숙해질 뿐만 아니라 편의와 반복으로 정당화된다. 우리의 불완전한 미덕의 기준이나마 유지하는데 필요한 원칙이 쇠락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있다. 권한의 위임에서 벗어났는데도 이를 옹호하면서 필요성이라는 호소를 강조할 때다. 왜냐하면 이는 격정을 도우라는 교묘한 요청이며, 비틀거리는 도덕의 나약한 방어를 무력화시키는 데 거의 실패하지 않는 내면적 논리체계이기 때문이다.”
- 쿠퍼 <The Heidenmauer> p349

“민주주의에서 대중은 제도가 명백하게 양도한 권력만 보유한다. 더욱이 이 권력은 오직 헌법이 규정한 형태로만 행사한다. 그 밖에는 행동에 나서든 단순한 의견에 국한되든 모두 압제다.”
- 쿠퍼 <The American Democrat> p351

구퍼는 사적인 자유를 위험에 빠트리는 대중적 오해를 분석했다. 평등은 절대적이지 않다. 정부의 존재 자체는 불평등을 의미한다. 자유는 평등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이해되지 않은 채 사용되는 경우가 잦다. 완벽하고 절대적인 자유는 사회라는 존재와 공존할 수 없다. 우리가 대중적인 정체를 수용한 이유는 완벽해서가 아니라 다른 어느 정체보다 사회를 혼란시킬 가능성이 적어서다. p352

“민주주의는 실행 가능한 한 모든 권리에 동등하게 참여한다는 의미다. 사회적 평등이 대중적인 제도나 관례들의 조건이라 여긴다면 그런 제도가 문명을 파괴한다고 가정하는 셈이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을 취향과 세련됨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리기는 자명하리만큼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대안은 결국 전체 공동체를 가장 낮은 단계로 끌어내리는 것이다.”
- 쿠퍼 <The American Democrat> p353


토그빌은 근대 사회가 직면한 난제를 묘사하며 더 나은 표현이 없었기 때문에 민주적 독재(Democratic Despotism)라는 용어를 마지못해 사용했다. 정치이론가, 사회학자, 자유주의자, 보수주의자로서 토그빌이 거둔 최대의 업적은 민주적 독재의 분석이다. p358

“나는 민주주의 정체에 반대하지 않는다. 민주주의 정체들이 자유롭다면, 위대할 수도 있고 아마 신의 의지와도 일치할지 모른다.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적이라서가 아니라 우리가 계승하고 만들어낸 악덕 탓에 잘 통제된 자유를 획득하고 유지하기가 대단히 힘들다는 점이 나를 슬프게 한다. 자유가 없는 민주주의보다 더 처참한 것을 보지 못했다.”
- 토그빌 p358

토그빌은 언제나 목적을 추구했다. 목적을 잊고 평균을 신봉하는 정치 체제란 “집산주의의 규율”이며 토그빌에게는 과거의 노예제보다 더 나쁜 굴레다. 사회는 인간의 도덕적이고 지적인 자질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새로운 민주 체제에서 오는 최악의 위험은 평범함을 장려하는 정도가 아니라 강제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p359

민주적 사회가 진정한 가족과 진정한 자유 그리고 진정한 목적을 박탈당한 이름 없는 존재로, 사회적 물방울의 바다로 전도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피할 수 없지는 않다. 이에 맞서 지식이 있는 사람은 미친 사람처럼 싸워야 한다. p366

인류에게 민주적 독재를 강제하는 힘은 어마어마하게 강력하다.
물질주의에 더해 가장 주요한 원인들은 개념과 구조의 단순성, 중앙 집중화, 규격화로 향하는 민주주의의 좋지 못한 경향들이다.
우선 민주적인 사람들은 위계질서, 중개자 신분, 특권, 모든 종류의 특별한 모임들을 뿌리 깊게 싫어한다. 복잡성과 다양성은 보통 사람들이 음미하기엔 짜증스럽게 어렵다. 이런 괴로움은 원칙에 따라 혐오로 격상된다.
이렇게 민주적 단순화의 경향은 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했던 그 안전장치들을 단계적으로 지워 나간다.
두 번째로 중앙정부에 실제 권력을 모두 다 집중하려고 준비하는 민주 국가들은 곧 진정한 민주주의의 뿌리에 독을 뿌린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자립과 지역적 제도들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민주적 국가들은 획일성과 규격화에 빠져버린다. p367~369

“인간은 대단히 비슷하고 그 유사성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괴로워진다. 그들 자신의 특징적인 특이성을 보존하려 추구하기 보다는 다른 모든 일반 대중과 같아지려고, 그 특이성을 털어내려 한다. 그들의 눈에는 대중이 권리와 힘의 유일한 대표자다.” 그 결과 대조라는 활기찬 에너지는 사람에게서 날아가 버리고, 인간은 거의 특징 없는 단순한 숫자, 즉 사회 체제에서 동일하고 서로 교체 가능한 존재가 되어 버린다. p370

무엇을 해야 하는가? 마르크스의 머릿속엔 구질서를 완전히 몰아낸 세계를 만들겠다는 구상들로 가득했다. 모든 문제는 프롤레타리아 대격변으로 해결한다. 사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재구성된다. 차라리 발끝 위에 있는 모든 사회는 다 잘라낸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차분하고 섬세하며 분석적인 정신의 소유자인 토그빌은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었던 방법으로는 어떤 매듭도 진정으로 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오히려 피곤하고 낭만적이지 않지만 옛 가치와 새로운 신앙을 조화시킬 필요성이 있고, 그렇게 놀림당하고 실행하기 어려운 보수적 의식이 문명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p371~372


설익은 새 민주주의가 제시하는 어려움은 정말로 매우 강력하다. 민주 시대의 특징은 무지와 조급함다. p374

생각의 힘은 여전히 민주주의가 독재로 전락하지 않도록 억제할 수 있다. 결코 폭력이 아니라 정신의 영향력을 통해서만 사회의 유서 깊은 방식이 보호된다. p375

미덕이 담긴 관습과 법률이 없다면 국민들은 해밀턴의 “위대한 짐승”이 된다고 토그빌은 묘사했다. p382

토그빌의 <미국의 민주주의>는 맹목적으로 비틀거리며 대중을 좇는 행위, 그 잘못을 훈계하려고 쓰였다. p383